나의 강직성 척추염 증상 및 극복하기.
나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다.
사실 난치성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글을 쓰고 검색을 하기란 정말 오래 걸린 것 같다.
정말 너무 괴로웠던 내 인생의 큰 병이기 때문에 담당 의사 선생님이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 말고
찾아보지도 말고 그냥 열심히 약 먹고 운동하자고만 하셨기 때문에
그것이 되려 심적으로 나에겐 좋았다. 논문이든 어떤 사실적 내용이든 내게 자극적이고
눈물샘만 자극할 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강직성 척추염이란 걸 잊고 살려고 했던 것 같다.
사전적 의미나 논문적 내용은 많이 나와 있으니 간단명료하게 원인, 증상을 이야기하고
나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는 딱 스무 살에 확진받았으며 아픈 증상은 고교 졸업하고 나서 계속 생겼던 것 같다.
# 증상
+ 엉덩이, 골반, 허리, 허벅지, 발꿈치 통증, 대표적 증상이 아침에 뻣뻣해져서 일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강직이 완화된다. 염증이 엉덩이뼈나 척추 등등에 자리 잡아 척추가 점점
굳어서 강직이 된다.
# 원인
+ 명확한 원인은 없지만 HLA-B27 유전자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90% 환자들에게서
이 유전자가 양성으로 나왔지만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HLA-B27 유전자가 발견되기 때문에
유전적으로만 단정 짓고 볼 수는 없다. 세균 감염, 외상, 과로 등의 환경적 요인도 있다고 본다고 한다.
# 치료 방법
+ 난치성 희귀병인 만큼 치료약이 아직까진 없다. 그냥 처방해주는 소염제를 먹으며
운동을 함께 했을 때 더욱 효과적이라 운동을 열심히 해줘야 하는 것이다.
전에 담당 의사 선생님이 말하신 것처럼 염증이 사라지는 게 완치가 아닌,
염증을 갖고 있지만 몸을 잘 쓰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을 완치로 보자고 하셨다.
운동은 수영이 가장 좋고, 그다음은 스트레칭 운동이 좋다고 한다.
꾸준한 운동이 동반되어야 몸이 뻣뻣해지지 않게 도와주며 덜 힘들다.
# 나의 20대 발병기
+ 사실 나는 많은걸 다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기억하는 것만 적어보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부터 대학 입학하고 5월까지, 약 5~6개월간 허벅지와 엉덩이 통증이 심했고
아침에 일어나는 게 엄청 어려웠다. 허리가 굽혀지지 않았으며 온 몸이 뻣뻣했다.
걷는 것도 힘들어서 절뚝대기도 했으며 고개를 숙여 머리 감는 것도 힘들었다.
가장 크게 기억되는 것은 화장실 뒤처리가 힘들 정도로 목이나 허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던 점이다.
이때가 가장 힘들고 자괴감이 들어 서글펐던 것 같다. 기본적인 것도 잘 안 되니 사람 구실을 못 하는
것만 같았으니 말이다.
그때는 왜 그런지를 모르니까 일반 병원만 다닌 것 같다. 외과 가서 그냥 물리치료만 받고 그랬다.
그러다가 내가 오래 다닌 동네 외과 병원 A 간호사가 내게 쪽지를 건네줬다.
강직성 척추염이란 메모와 그 병원 다니다 그만둔 B간호사 전화번호였다.
알고 보니 그 그만둔 B간호사는 강직성 척추염이었고, 그 B간호사와 내가 증상이 비슷해 보이는데
자기네 병원 원장이 엉뚱한 치료만 하고 있으니 A 간호사가 내게 도움을 주려한 것이다.
그 원장은 내게 강직성 척추염 아닌 것 같다면서 물리치료 더 받자고나 하고.. 진짜 다시 생각해도 화난다.
아무튼 그 A 간호사 언니에게 정말 많이 고마웠다.
그래서 의심이 되는 상황이 되니 다른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해서 HLA-B27 유전자 발견이 돼서
대학병원에 갈 수 있게 소견서를 받았다. 그때가 나의 스무 살 생일이어서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생일 케이크 초를 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노란색 니트를 입었던 것도 기억나고..
그날의 모든 걸 다 기억한다.
그렇게 대학병원에서 MRI, X-RAY, 피검사 등등을 하면서 첫날은 엄청 바쁘게 검사하고 돈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때 지어준 알약을 보면 양도 엄청 많았고 크기도 호박씨만 했다.
한꺼번에 6알은 먹은 것 같고, 보름에 한 번인가 한 달에 한 번인가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왕복 세 시간은
달려갔다. 의사 선생님이 나는 초기는 지났지만 그래도 빨리 발견되지 않는 것에 비해 빨리 발견한
편이라고 하셨다. 염증 결과를 보시고는 좀 아팠겠다고 하시면서 인터넷 같은 것에 찾아보거나 기대지
말고 운동과 약 먹으면서 몸을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고 그때 그렇게 말하신 거다.
처음에는 많이 아프니까 약도 자주 먹고 알약 개수도 많았으며, 정말 아플 때만 먹으라는 아주 작은
캡슐 비상약도 처방해주셨다. 그래도 웬만하면 먹지 않으려 했고 정말 한 번도 비상약은 먹지 않았다.
그렇게 지금은 15년이 넘었는데 약은 중간중간 많이 개수가 줄었으며 점점 줄어서 소염진통제 한알과
위약 한알로 두 알만 먹으며 지냈으며 나중엔 위 보호제도 같이 들어있는 소염제 한 알만 먹었다.
점점 의사 선생님과 만나는 빈도도 줄어서 3개월에 한 번씩으로 줄었다.
그렇게 약을 먹고 지내다가 확진받고 10년째부터는 약을 매일 먹지 않았다. 이틀에 한번 먹다가
점점 늘려가 보았다.
그렇게 점점 지나서 12년째인 2016년도부터는 약을 거의 일 년에 두세 번 먹었다.
강직성 척추염은 겨울이 가장 아프고 힘든데 그때쯤엔 한두 번 먹은 것 같다.
그러면서 의사 선생님과는 6개월에 한 번씩 만났다.
작년 18년도에는 약을 한 번도 먹지 않았으며 의사 선생님도 거의 일반인과 같다며
피검사, 소변검사, X-RAY 검사도 주기적으로 했는데 항상 너무 좋다고 하셨다.
# 최근의 상태
+ 올해 10월까지도 약 먹은 적 없이 정말 행복했으나 11월 되자마자 척추 통증과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운 증상이 동반돼서 정말 많이 놀라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었다.
정말 날씨 춥다고 뉴스에서 얘기하자마자 함께 온 통증이었다. 그래서 지난달 11월부터 요즘에는
가끔씩 먹고 있다. 지난달부터 먹은 게 5번 안 되려나..
그리고 내가 올해 내시경 받고 위가 안 좋아서 먹는 약들에 대해 신경 쓰자 교수님이 약을 좀 더
약한 것과 위약을 함께 먹도로 따로 처방을 해주셨다. 그래서 다시 두 알을 먹기 시작했다.
내과에서는 내가 여태 먹어온 강직성 척추염 약이 위에 부담이었을 것이라 하고 대학병원에서는
그것에 대해 아니라며 반감을 표시하기도 했는데.. 어렵다.
어쨌든 그래서 요즘에는 진통 소염제 한알, 위 보호제 한알, 이렇게 두 알을 내가 원하는 때에
따라먹고 있다. 갑자기 처음 발병했을 때 같은 통증이 나타나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내가 너무 소홀했구나 하는 자책감과 함께 많이 울었는데 운동 다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나는 강직성 척추염에 좋다는 운동을 많이 했다. 수영도 다녔는데 내가 심장이 좋지 않아서
수영은 안 된다 그래서 수중 운동만 한적도 있고, 요가나 스트레칭, 무엇보다 허리 강화 운동을
주요적으로 했다. 안 아프려면 정말 운동만이 살길이다.
나도 많은 시간이 지나서 약을 덜 먹게 되고, 운동도 소홀해 지려할 때마다
아침에 일어나서 움직이지 않는 게 괴로워서, 정말 눈물이 나게 괴로워서 전날 밤에
앉아서 잠을 청하고 뼈를 다 빼내서 흐르는 물에 씻고 싶다고 까지 말하는 내 모습을 보고
가슴앓이 한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연애하자는 말에 나의 이런 상황을 다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좋다고 말해준
나의 소울 짝꿍 신랑.
이젠 나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그를 위해서라도 모든 걸 게을리하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
모든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 정말 괴롭겠지만 작은 거 하나하나 이루신다 생각하고 너무 낙담하지 마시고
기운내셨으면 좋겠다. 나보다 더 심한 분들이 계셔서 나와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분명한 건
나도 잘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염증과 함께 하면서 운동과 약 병행으로
아프지 않으면 완치란 것으로 삼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노력하고 웃으시길 바란다.
언젠가는 부디 강직성 척추염 약이 세상에 나오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